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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 삼겹살 랩소디

junghyun.jang 2024. 4. 3. 13:37

삼겹살 랩소디

 

삼겹살은 제가 가장 좋아 하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아마 저처럼 삼겹살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은데요. 어떤 삼겹살이 맛있는 삼겹살인지에 대한 각자 기준이 있으신가요? 없으시다면 지금부터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에 집중해주시기 바랍니다. 삼겹살에 진심이기 때문에 확실한 맛의 기준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요염하게 익어가는 삼겹살)

 

삼겹살의 3요소

제가 생각하는 삼겹살의 3요소는 고기의 질(두께), 불판, 불입니다. 이 3요소가 최상의 상태로 조화를 이루었을 때 최고의 삼겹살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1) 고기의 질(두께)

 

고기의 질을 분류하는 가장 큰 기준은 단연 지방의 비율입니다. 좌측의 이미지와 같이 살코기7:지방3 정도에서 오차 범위 0.5~1 정도가 가장 좋은 비율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살코기가 너무 많게 되면 퍽퍽한 식감으로 인해 맛이 반감되구요. 반대로 지방이 많게 되면 고기가 익어가며 발생하는 기름의 양이 많아 기름 튐에 유의해야 하며 지방 특유의 느끼한 맛으로 금방 물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고기의 가장 하단 부분은 지방 부위로 마무리 되어야 합니다. 이게 무슨말인가 하면, 

 

 

 

 

좌측의 이미지를 보시면 삼겹살 가장 하단 부분이 살코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방의 비율이 너무 없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가장 하단이 살코기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은 삼겹살 부위에서 가장 가장자리의 있는 고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고기를 손질할 때, 삼겹살 부위의 가운데 부분은 적절한 지방의 비율이 섞여 있는 최상의 상태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점점 살코기가 많아지며 질이 떨어지는 낮은 등급의 삼겹살입니다. 이런 낮은 등급은 보통 마트의 할인 품목으로 판매가 됩니다.

 

 

아무리 좋은 삼겹살이라도 두께에 따라서 느껴지는 맛은  천지차이입니다. 보통 마트에선 1cm 미만의 얇은 두께로 판매하는데요. 일반 가정집에서는 보통 가스불 혹은 인덕션에서 프라이팬에 구워 먹게되는데, 고기가 두꺼울 경우 익히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집의 화력으로는 두꺼운 고기의 내부까지 익히려면 겉부분은 타게되는 경우가 허다하게 되죠. 수월하게 구워먹기 위해 얇게 판매를 하는거구요. 얇게 되면 고기가 갖고 있는 육즙의 비율이 낮을 뿐만 아니라 익어가며 금방 날아가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얇은 고기를 집에서 구워 먹을때 가장 맛있는 시점에 드시려면 살짝 덜 익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때가 가장 맛있습니다.

(겉에만 살짝 익은 듯한 바로 이 타이밍 입니다.)

 

반대로 식당에선 꽤나 두꺼운 고기들이 판매되죠. 두꺼울 수록 가게의 화력이 자신있다는 뜻입니다. 화력이 쎌 경우 겉 표면을 빠르게 익혀 내부의 육즙을 가둘 수 있습니다. 스테이크와 같은 원리죠. 따라서 집에서 먹을때와는 확연히 다른 고기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2)불판

맛있는 불판의 구별법은 쉽습니다. 알루미늄 재질로 코팅 처리 된 불판이냐 그 외 재질로 제작된 불판이냐만 구분하면 됩니다.

위의 이미지들의 불판은 모두 알루미늄 재질로 코팅 처리된 불판입니다. 알루미늄 불판의 특징은 프라이팬처럼 구멍이 아예 뚫려 있지 않거나 아주 적당량의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때문에 불과 직접 닿지 않게 되죠. 알루미늄 재질이 열 전도율이 높은편으로 알려져 있으나, 직접적으로 불에 닿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고기 내부의 육즙을 가둘 수 있을 정도의 열기가 되지 않기 때문에 육즙은 외부로 흘러 나옵니다. 두번째 솥뚜껑을 보시면 기름 같은게 흘러나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방에서 나오는 기름과 육즙입니다. 

 

여기서 잠깐! 보통 솥뚜껑 삼겹살은 맛있는 삼겹살의 대명사죠. 맛있게 먹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솥뚜껑에 굽는 삼겹살입니다. 하지만 저 이미지의 솥뚜껑은 가짜입니다. 무쇠로 만들어진 솥뚜껑이 아닌 알루미늄으로 코팅된 솥뚜껑입니다. 구별법이 어려우시다구요? 쉽게 생각해서 집에서 사용하는 프라이팬의 표면을 생각하면 됩니다. 미끌미끌하고 잘 눌러붙지 않는 재질이 알루미늄 입니다.

(미끌한 일반 프라이팬 표면)

 

그렇다면, 일부 식당들은 왜 알루미늄으로 코팅된 불판을 사용하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준비부터 뒷정리가 간단하거든요. 알루미늄 불판은 일반 프라이팬과 같아서 고기가 심하게 눌러 붙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방에서 일반적인 설거지가 가능해요. 하지만 무쇠나 스테인리스 재질로 제작된 불판은 고기가 심하게 눌러 붙습니다. 일반적인 설거지로 세척이 불가능하죠. 그래서 세척 업체에 따로 비용을 지불하고 설거지를 맡기게 됩니다. 

(그을린 스테인리스 불판)

 

또한,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식당의 특징은 가스불을 사용합니다. 혹은, 간혹 반영구 숯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반영구 숯도 결국은 가스불로 가열하여 사용합니다. 

이처럼 별도 연탄이나 숯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손님 맞이 준비가 덜하게 됩니다. 

세척 비용이나 숯불 비용도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가게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알루미늄 재질 불판을 사용하게 되는거구요. 대신 맛은 포기해야 하니 손님이 우선이 아닌 본인들이 우선인 가게라고 생각이 들고, 그게 아니라면 고기를 모르는 사장님이 창업한 경우 이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 알루미늄 불판을 사용하는 고깃집은 쳐다도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스불로 구운 삼겹살은 맛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장님은 힘들지만 손님들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불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삼겹살 맛집의 불판은 위 이미지와같이 '무쇠' 혹은 '스테인리스' 재질로 제작된 불판을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무쇠가 열전도율이 높기 때문인데요. 열전도율이 높다는 건, 불판 표면의 온도가 높다는 뜻이되겠죠. 그렇기 때문에 삼겹살 겉표면을 빠르게 익혀 내부의 육즙을 가둘 수 있습니다. 또한 스테인리스로 제작된 불판은 보통 구멍이 많이 뚫려 있습니다. 불과 직접적으로 닿는 부분을 최대한으로 노출 시키기 위함입니다. 자연스럽게 불의 향이 입혀지면서 맛의 극대화가 가능하죠. 가스불을 사용하는 식당과는 비교가 안되는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삼겹살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들의 불판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금돼지 식당)                                             (남영돈)

 

좌측의 이미지는 금돼지 식당의 불판입니다. 무쇠로 이루어져 있고 구멍까지 뚫려있습니다. 이렇게되면 높은 열전도율로 인해 육즙을 가둘 수 있고 연탄불의 향까지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맛없는 고기를 구워도 맛이 있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 집니다. 다음은 우측의 남영돈 불판입니다. 스테인리스 재질로 제작이 되어 있구요. 숯불과 아주 가까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스테인리스는 아무래도 열전도율이 낮기 때문에 불과 최대한 밀착함으로써 육즙을 가두기 위함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삼겹살의 기름이 흐르면서 불이 튀기 마련인데요. 튄 불로 인해 삼겹살의 표면이 살짝 그을리게 되면 최상의 불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판들은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일반적인 설거지가 불가능할 정도로 타기 때문에 별도 업체를 통해 세척을 해야 하고 연탄불이나 숯불을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대신 손님들의 만족도는 높아지는 것이죠.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된 금돼지식당과 같은 불판 모양)

 

금돼지 식당의 유명세에 따라 비슷한 유형의 불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의할 점은 무쇠가 아닌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유사품을 꼭 확인해주세요. 알루미늄과 무쇠의 고기맛은 확연하게 차이납니다. 이왕이면 맛있게 먹는 게 낫겠죠?

 

 

3)불

삼겹살의 3요소 마지막은 '불'입니다. 솥뚜껑이나 구멍이 뚫려있지 않은 불판은 대부분 가스불을 사용하겠지만, 구멍이 뚫려있는 불판의 경우는 대부분 숯불을 사용하게 되는데요. 

 

 

 

참숯의 경우 원적외선을 다량 배출하는 특성이 있다고 하네요. 따라서 고기의 맛을 더욱 높여준다고 합니다. 또한 고기 육즙 손실을 막아주고 누린내를 잡아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식당에 가보면, 흰색으로 된 숯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이를 백탄이라고 합니다. 백탄은 참숯보다 화력이 더 오래간다는 특징이 있으며 연소할 때 다른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는, 불맛을 내는데에 있어선 좀 단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위 사진을 보니 숯불과 백탄의 구별이 상당히 어려운데요. 결론은 가스불만 아니면 맛있습니다.

 

그리고, 캠핑이나 펜션등으로 놀러가게 되면 보통 바베큐를 구워 먹게 되잖아요. 간혹가다가 불판에 쿠킹호일을 씌우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렇게 되면 숯불의 향도 전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쿠킹호일이 숯불의 열기를 막아서 고기도 잘 구워지지 않고 열기가 낮아 육즙도 다 빠져 나갑니다. 바베큐란게 준비과정도 힘들지만 치우는 것도 힘들잖아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맛은 최악의 맛을 느끼는 방법은 이제부터라도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쿠킹호일 빼고 그대로 구워 드시길 바랍니다. 특히 일반 마트에서 판매하는 숯은 식당 숯보다 고기의 그을림이 심해지는데 이게 불맛이 정말 최고입니다. 

(그을려진 삼겹살)

 

지금까지 맛있는 삼겹살의 기준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3가지 요소 중에서도 불>불판>고기 순으로 중요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이미지와 같이 캠핑장에서 구워먹는 그을린 삼겹살이 최고라고 말씀드리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만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삼겹살 그까이꺼 대충 구워먹는게 아닌 제대로 구워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